하나님이 설정하신 우연만 가득한 삶 (창 24:10~53)
설교 요약
설정과 우연의 역설
설정(設定)은 의도와 뜻을 가지고 미리 정하는 것이고, 우연(偶然)은 내 뜻과 의도가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설정하신 우연만 가득한 삶’은 극한으로 대립하는 의미가 동시에 담긴 삶입니다. 즉, 내게는 우연이지만 그 모든 우연이 하나님의 지독한 목표지향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삶은 내 소원과 뜻이 십자가에서 죽어버리고, 오직 내 뜻과 무관한 우연함으로만 채워질 때 맛볼 수 있습니다.
에덴의 우연, 하나님의 설정
에덴은 낙원이며 기쁨의 삶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기쁨의 삶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그 삶의 환경 전체가 전적으로 우연으로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의도나 계획과는 무관하게 주어진 우연이었지만, 이 우연은 하나님의 강력한 목표지향적 의도에 의해 설정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지독할 정도로 강력한 목표지향적 의도를 가지고 모든 것을 설정하시며, 그 설정하신 모든 내용은 우리에게는 우연으로 주어집니다. 내 뜻과 의도가 배제된 채 우연으로만 주어지는 삶이야말로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약속하신 복이며,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는 말씀에서 드러나는 복의 정체입니다.
엘리에셀의 우연 설정과 하나님의 계획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이 이삭의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하란에 도착했을 때, 그는 누구를 만날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는 막연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엘리에셀은 우물을 곁에서 기다리다가 물을 길으러 나온 소녀에게 물을 달라고 하고, 그녀가 자신과 낙타에게 물을 주면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로 알겠다고 우연을 설정합니다. 놀랍게도 처음 만난 여인이 마침 아브라함의 혈족인 리브가였고, 엘리에셀이 간구했던 모든 포인트가 우연으로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우연은 하나님의 철저한 설정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바친 사건처럼, 하나님은 이미 이삭의 아내를 리브가로 정해 놓으셨고, 그 계획이 땅에서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은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우연으로만 이어지며 성취됩니다.
기도의 올바른 이해: 코너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 코너로 몰리는 것
엘리에셀의 기도가 즉각적으로 응답받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기도를 하나님으로 하여금 우리에게 응답하시도록 코너로 몰아가는 행위로 생각하는 잘못된 해석입니다. 리브가가 이삭의 아내가 되는 것은 이미 하나님이 정하신 일이었습니다. 십자가 생활화를 하는 사람들의 기도는 오히려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들을 이루시는 과정 중에 우리가 기도하도록 코너로 몰려가는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계획하신 바를 우리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실 때, 우리를 코너로 몰아서 기도하게 하십니다.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을 일깨우거나 자극해서 들어주시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우리의 태도
하나님이 설정하신 우연으로 가득 찬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아브라함과 엘리에셀의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아브라함의 태도는 다른 사람이 내게 어떤 일을 행하든 그것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음을 보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내가 이 사람을 만나는 동안 십자가 예수님을 놓치고 영광의 하나님을 놓칠 것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엘리에셀의 태도는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오늘 나에게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내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라는 기도에 담겨 있습니다. 이는 하늘에서 정하신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기 위하여 하나님의 주권적인 이끄심에 내 생각과 판단이 죽게 해달라는 의미입니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소원, 의도, 계획, 뜻을 배제하고, 오직 영광의 하나님만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칠 때, 최고의 일들이 우연으로만 삶을 채우게 됩니다.
십자가 생활화와 우연의 삶
우리가 십자가 생활화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것들이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세상에 대해 죽을 때, 우리의 마음은 하늘로 올라가 하나님만이 영광의 자리에 계시게 됩니다. 이렇게 영광의 하나님을 마음속에서 지켜내려고 세상에 대해 죽기를 이어가는 사람이라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내 생각, 의도, 계획, 뜻이 개입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이전에 계획한 것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모두가 다 우연이 됩니다. 하나님은 하늘에서 계획하신 모든 것을 우연으로 이루어지게 하시며, 사는 동안 그 하나님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계획, 내 의도, 내 관점, 내 판단이 조금이라도 개입된다면 하나님이 일으키려고 하신 일조차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직 영광의 하나님만을 보전하기 위하여 십자가를 짊어지고 다닐 때, 내 삶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최고로 좋은 우연한 일들로 채워지게 됩니다.
본문 도입부
이 설교가 다루는 질문
- ❓하나님이 설정하신 우연만 가득한 삶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삶인가요?
- ❓내 의도와 계획이 배제된 삶에서 오는 불안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나요?
- ❓엘리에셀의 기도처럼,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는 데 어떤 역할을 하나요?
- ❓십자가 생활화를 통해 삶의 우연함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요?
- ❓하나님의 주권을 믿는다는 것은 삶의 어려움 속에서 어떤 태도를 의미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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