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주기도(4)-양식과 용서
설교 요약
일용할 양식: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통로로서의 몸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라는 기도는 단순히 육신의 필요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고 그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 나의 몸이 살아있게 해달라는 간구입니다. 즉, 하늘에서 결정된 하나님의 뜻이 나를 통해 땅에서 이루어지는 조건으로서 나의 육체가 건강하게 유지되기를 바라는 기도입니다. 우리는 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며, 우리의 몸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도록 내어드리는 헌신을 고백합니다. 내 몸을 내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용하시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이 기도의 본질입니다.
몸을 드림: 하나님의 계획에 참여하는 자발적 헌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뜻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뜻은 운명론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자발적인 참여와 인격적인 교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일용할 양식’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통로로서 나의 몸이 살아있게 해달라는 기도이며, 이는 나의 주체성을 십자가에서 죽이고 온전히 하나님께 내 몸을 드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몸 하나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재산, 학벌, 외모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용서의 조건: 손해를 입히는 자를 용서함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는 기도는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고 뜻이 이루어지는 무대인 사람과의 관계에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여기서 ‘죄’는 단순히 ‘과녁에서 빗나간 것’(하마르티아)이 아니라, ‘빚지고 손해를 끼친 것’(오페이레마타)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즉, 내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친 자를 용서해야만 하나님께서도 나의 죄를 용서하신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교리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우리의 신앙 자체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구절입니다.
마음의 가치: 하나님 외에 소중한 것이 없을 때
우리에게 손해가 성립하는 것은 마음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 마음에 하나님 외에 세상의 어떤 것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우리에게 손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스데반 집사님이나 요셉처럼 하나님만을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들은 돌에 맞아 죽거나 형제들에게 팔려가는 상황에서도 원망하지 않고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세상의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동안 우리는 항상 방어해야 하지만, 하나님만을 소중히 여기면 손해를 입힐 수 없기에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게 됩니다.
십자가를 붙잡음: 세상에 죽고 하나님만을 소중히 여기기
십자가를 붙잡음으로써 우리는 이 세상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 죽고 하나님만을 소중하게 여기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만이 소중하면 세상의 어떤 것을 빼앗기거나 손해를 입어도 다 용서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마르티아의 죄가 정지되었음을 의미하며, 하나님께서 우리 안으로 들어오실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나를 비난하고 모욕하는 상황에서도 원망이 생기지 않는 것은 십자가를 붙잡고 세상에 대해 죽은 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나님만을 마음에 모시고 세상 것을 마음 밖으로 몰아낼 때, 우리는 진정한 용서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용서의 결과: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역사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가 얼마나 화를 내고 원망하는지는 내가 하나님과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누구도 원망스럽지 않다면 내 안에 하나님이 충만하게 들어와 계신 것입니다. 이는 어떤 것도 마음에 담지 않아 어떤 사람도 내게 손해를 끼칠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을 원망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상태입니다. 객관적으로 그들의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알더라도, 그들에게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그들의 용서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바로 주기도문의 정신이며,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것입니다. 이 두 구절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한 탄탄한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본문 도입부
이 설교가 다루는 질문
-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가 단순히 먹고 사는 것을 위한 기도와 어떻게 다른가요?
- ❓나의 몸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 ❓내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친 자를 용서해야만 하나님께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교리와 충돌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 ❓마음의 가치가 손해와 용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 ❓십자가를 붙잡는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삶의 태도를 의미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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